[프란치스코의 편지]
오늘 하루도 크게 다치지 않고 생활하게 해주심에 감사기도 드립니다.
사랑하는 세실리아에게
지금은 아픈 곳도 많고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고 그나마 크게 악화되거나 재발되지 않는 걸 위안삼아 지내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부지런히 운동하고, 취미생활도 하며 건강하고 탄탄하게 살기를 기대해봅니다.
당신이 좋아하는 성가대에서도 충분히 실력을 발휘하여 사람들 안에 존중과 격려를 받으며 기쁘게 성당생활하길 기도합니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으로 변해 당신과 함께 떳떳하고 당당한 모습의 부부로서 삶을 이어 나가길 기도합니다. 가족들 안에서도 믿음직하고 사회생활과 성당 공동체 생활에서도 지긋한 미소를 띄우는 자신감 넘치고 푸근한 부부가 되면 좋겠네요.
사랑하는 프란치스코가
[세실리아의 편지]
삶의 열정에 지치지 말고 한 걸음씩 나아가도록 마음의 위로와 평안을 주소서.
사랑하는 프란치스코에게
얼마 전 우리가 함께 본 '노트북'이라는 영화가 생각이 났어요. 노부부가 잔잔한 호숫가에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미소짓는 장면이 떠오르네요. '부부'라는 이름으로 만나, '함께'라는 단어로 인생의 곡선을 그리며 여행을 가는 듯 합니다.
함께할 때도 있고, 때론 남처럼 서로 다른 직업으로 독립된 삶을 존중하며 자유롭게 살아가길 바랍니다. 함께 100대 명산을 오르는 취미생활도 하며, 재능을 발휘해 성당에서 반주를 봉사해도 의미가 있겠네요.
어쩌면 산다는 건, 바닷가의 발자국처럼 선명히 그려졌다가 물이 들어오면 서서히 사라지듯이 허무한 느낌도 있네요. 준비된 죽음이라 해도 후회없이 살기는 힘들겠지만, 힘있고 매력있게 늙고 싶네요.
사랑하는 세실리아가
< 후 10 >
프 : '함께'라는 단어를 많이 썼는데... 최근에 무언가 '함께'라는 기분을 느낀 적이 있나요?
세 : 당신이 성가노래 첫 음을 잘못 잡았을 때, 내가 연습을 도와줬고, 솔로곡을 잘 마쳤을때, '함께' 만들어간다는 느낌이 들었네요.
세 : '자신감 넘치고 푸근한 부부'를 좀 더 맛이나 색깔로 표현한다면 어떤 느낌인가요?
프 : 싱싱한 재료를 본연의 맛을 살려, 짜지 않고 담백하게 산나물 무침같은 은은한 향이 베어나는 부부입니다.
10/10 사랑의대화로 나눔을 해주신 개방성에 감사드려요 ♡♡
아퀴나스에서도 다시 함께하길 소망합니다^^